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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성과 과학적 이성 접목해야

더 창의적인 사회로 가려면

김제완 과학문화진흥회장 (서울대 명예교수·물리학) | 제43호 | 200801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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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과학교육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대부분의 국민이 초·중·고 12년 동안 수학을 배운다. 하지만 국민의 99%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빼고 보태고 곱하고 나누는 수준을 넘어서는 수학을 쓰는 예가 거의 없다. 이 정도라면 왜 12년의 긴 세월이 필요한지 납득하기 어렵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과학만이 나라를 살릴 길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속 다르고 겉 다른 말인 것 같다. 법률과 정치, 문학과 예술, 그리고 사회와 경제에 대한 상식은 지식인이 꼭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과학은 오히려 잘 모르는 것이 덕목이고 과학이란 속 좁고 무식한 ‘공돌이’의 얕은 교양이라는 생각을 은근히 비치는 사람들이 주위에 넘치고 있다.

 05235106.jpg 에셔의 39천국과 지옥39같은 무늬가 연속되는 형태인 프랙탈 개념을 회화에 적용했다. 검은색을 보면 박쥐가, 흰 바탕을 보면 천사가 보인다. 프랙탈 수학적 개념은 20세기 들어 처음 정립됐다.중앙포토
왜 그럴까? 과학은 감성에 호소하는 힘이 적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몰라도 넘어갈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나라가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프로젝트 2061’이다. ‘전 미국인의 과학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과학을 사회 친화적으로 접근하자는 시도다.

우리는 과학을 수학·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과 같이 과목별로 인위적이고 딱딱하게 구분해 마치 서로가 연관이 없는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 ‘프로젝트 2061’은 이를 탈피해, 예를 들면 ‘사회와 에너지’라는 제목하에 사회에 필요한 에너지 개발·공급 등에 관련되는 과학을 설명하면서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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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95년에 시작해 2061년에 완성하는 야심적인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핼리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온 95년부터 그 혜성이 다시 나타날 때인 2061년까지를 연구기간으로 잡았다.

우리도 하루 바삐 과학교육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과학이 사회와 동떨어져 있지 않게 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과학의 대중화’에 예술과 문학을 접목하는 것이 과학 속에 숨어 있는 감성을 표면화하고 어려운 과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예를 들어보자.

공간 전체를 몇 개의 모양으로 표현한 에셔의 미술 작품은 수학의 대칭 개념을 아름다움과 감성에 호소해 표현하고 있다. 미국 작가 잭슨 폴락의 작품에서는 ‘프랙탈(Fractal)’과 ‘카오스(Chaos)’를 표현하고 있다. 프랙탈이란 수학에서 도형의 어느 부분을 확대해도 전체를 볼 수 있는 구조를 이른다.

놀라운 것은 폴락이 프랙탈·카오스 과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0년대보다 훨씬 앞선 1950년대에 활발히 활동했던 작가라는 것이다. 입체파와 초현실파 화가들은 4차원의 세계를 표현하는 ‘마라 부인’ ‘사차원 십자가의 예수’ 등의 작품을 내놓았고, 과학소설가 조지 웰슨의 소설 ‘타임머신’은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에 앞서 미래사회를 표현했다. 미술·소설의 상상력이 실제 과학을 앞선 것이다.

음악만 해도 그렇다. 그 옛날 피타고라스는 기하학적인 접근으로 음악이론을 개발했고 기하학적으로 이상적인 입체(Platomic solid)를 이용해 태양계의 모형을 만들어 이로부터 ‘천체교향악’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현대 과학자들은 팽창하는 초기 우주의 소리를 재생하고 DNA 속 염기소의 스펙트럼을 음악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미술과 음악, 문학과 종교는 과학과 얽혀 있고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를 갖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는 바를 따라가야 하듯, 과학도 사회가 싫어하는 어렵고 딱딱한 요소만 고집하지 말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에 호응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전문적인 과학기술자의 교육은 따로 하되 모든 국민을 위한 과학교육은 감성에 호소하고 사회 친화적이어야 한다.

배울 때는 조금 알다가도 세월이 흐르면 완전히 잊어버리는 과학교육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하버드 대학 총장이었던 제임스 코난트의 말로써 바람직한 과학교육을 대변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교육이란 배웠던 모든 것이 기억에서 사라지고 난 뒤에 남는 그것을 말한다.”


음악과 과학의 만남

우주 탄생의 교향악 =미국 버지니아대의 마크 휘틀 교수, 지난해 6월 빅뱅 60만 년 후 발생했던 우주배경복사(CMB)의 최신 데이터를 분석해 우주 탄생의 소리 포착. 빅뱅 후 처음 100만 년 동안 밝은 장3도 음정에서 어두운 단3도로 바뀌었다고.

태양이 만들어낸 화음=태양계의 행성이 저마다 음을 가지고 돈다는 피타고라스의 ‘천체의 화음’론에 이어 케플러는 1619년 ‘천구의 교향악’ 작곡. 지난해 내한한 미국의 크로노스콰르텟도 태양의 이글거림을 수학적 논리로 작곡한 ‘Sun Rings’ 연주.

DNA의 진동 음악=DNA를 구성하는 티민·아데닌·구아닌·시토신의 진동 파장을 늘려보면 구슬픈 퉁소 소리 등 서로 다른 악기의 연주를 듣는 듯하다.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도 진동 파장을 늘리면 아코디언과 실로폰의 합주를 들을 수 있다.

 


정리=윤아름 인턴기자

출처 :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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