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예술세계2-비디오 아트

by 다다이스트 posted Jul 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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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이 소통의 기술을 고안한 참여 공연이라면 비디오 아트는 매체의 본성을 활용한 참여 TV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복합매체로서 비디오는  회화와 조각, 시간과 공간, 예술과 기술, 예술과 삶의 통합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아트는 시청각적 경험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복합 매체 환경을 통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총체적 환경 경험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백남준의 비디오 작업은 내용면에서 관객과 상호소통을 이루는 참여의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 있고, 형식면에서는 반복적 양상을 보인다.

작업 양식상  TV 설치 작업(60년대-모색의 시기), 테이프 제작(70년대-번영의 시기) , 인공 위성을 통한 생방송 작업(80년대-확산의 시기) 의 세가지로 범주화할 수 있다.

 

장치된 TV를 기초로 하는 백남준의 설치 작업은 영상이미지의 창조 수상기의 조각적 구성이라는 두 작업의 연합으로 이루어진다.

 

1. TV 설치 예술의 특징

1963년 부퍼탈의 파르나스 화랑에서 열린 <음악의 전시회-전자텔레비전>은 백남준의 첫 개인전이자 비디오아트가 시작되는 의미깊은 전시회였다. 3대의 장치된 피아노 그리고 소음을 만드는 기구, 13대의 장치된 TV를 제작, 전시하는데 TV자체가 새로운 예술 장르로 발전하는 미술사적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서 장치된 TV는 주로 텔레비전 내부회로를 변경시켜 방송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브라운관을 조작하여 스크린에 추상적 선묘를 창출하는 것으로 구성된다.생방송 이미지를 왜곡시켜 일그러진 저명인사의 얼굴을 만들거나, 흑백 이미지를 반전시킨다.

 

이 13대의 TV가 전시하는 13종류의 다양한 이미지들은 한 공간에서 동시에 보여짐으로써 공연같은 시간예술에서 불가능한 동시적 시각을 요구하였다. 결국 13개의 이미지들은 기존의 재현 예술에서 볼 수 없는 미묘한 차이들을 함께 보는 ① 동시 시각적 감흥을 유발하여 기존의 지각 경험과는 다른 새로운 지각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그는 그 조작과정에서 순전히 ② 우연적이고 무작위적인 이미지를 얻게 된다.

백남준의 TV차용은 미학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전자 산업 발달과 그 중요성을 인식한 데서 오는 일종이 직관적 선택이었다 .

(동시대에 보스텔에 의해서도 장치된 TV가 제작되는데, 보스텔에 있어 장치된 TV는 물리적 공격의 대상이며, 파괴의 상징이다. 보스텔은  TV수상기를 깨거나, 칠로 범벅을 하거나, 철사로 묶어 TV에 대한 공격을 가시화한다. 그러나 백남준의 TV공격은 매체에 대한 실험으로 일관된다. 그는 보스텔처럼 TV의 외양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매체의 본성을 파악하기 위한 기술의 핵심에 이르며 기술을 좀더 철저히 공격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한다.)


장치된 TV의 중요성은 새로운 이미지를 산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하나의 ③ 조각적 오브제가 되어 수상기 설치 작업의 기본 단위로 작용한다.


2. TV 설치 예술의 3가지 그룹

백남준의 조각적 설치 작업은 설치된 수상기의 이미지 성격과 그 생성 방식에 따라 3가지 그룹으로 나뉘어 생각할 수 있다.

① 설치된 수상기 이미지가 그 내부 회로 변경에 의해 특수한 시각 효과를 갖는 경우

② 수상기 이미지가 내부 회로 변경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니라 비디오 테이프를 사용하여 좀 더 혼란하게 청각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

③ 폐쇄회로 설치로 카메라로 찍힌 장면이 동시에 모니터에 나타나 거울 효과를 창출하는 경우


 

① 1963~1960년대 후반까지 지속

1963년 부퍼탈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회-전자텔레비전>  출품된 13대 장치된 TV ,

1965년 뉴욕 뉴스쿨 미국의 최초 개인전의 <자석TV> (수상기 외부에 자석을 매달아 그것이 움직일 때마다 전자 시그널이 방해를 받도록 회로가 변경되어 있다. 관객이 자석 막대기를 마음대로 움직여 다양한 형태의 추상 패턴을 얻도록 고안됨. 가장 직접적인 참여TV라고 할 수 있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1965~1967)>----복수 모니터를 사용한 대규모의 설치작업. 12개의 수상기들이 화면에 초생달에서 보름달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내부회로가 변경되었다.

<TV시계(1963~1981)>-----회로조작으로 화면 위의 주사선이 시계바늘처럼 시간의 흐름을 알리도록 각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② 비디오 테이프를 사용하는 작업의 경우는 팝아트 경향의 다채로운 시청각 효과를 창출한다. 70년대 중반에 많이 제작된다.

<물고기가 하늘을 날다(1975)>-------20개의 수상기가 바닥을 향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설치작업. 환경오염으로 물 속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물고기들을 하늘로 올려 날게 한 것이다. 비디오 테이프가 방영하는 물고기, 비행기, 댄서들의 나는 동작을 보기 위해 관중은 바닥에 누어야 한다. 감상의 시각을 바꾸고 여러 장면을 동시에 보는 동시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이 작품은 몇 차원의 관객의 지각 변화를 요구하는 TV참여로 가능한 것이다.

<TV정원(1974~78)>--------푸른 잎의 화분으로 가득찬 전시공간에 틈틈이 박힌 25개의 수상기들이 하나의 테이프를 이용한 동일 이미지의 현란하게 반복된다. 기술과 자연이 만나는 TV정원에서 관객은 이번에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환경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맛보게 된다.  

<비라미드(1982)>------세 개의 다른 테이프들로 방영되는 화려하고 다양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기념비적 스케일의 설치작업

<다다익선(1988)>------1003개의 수상기로 만든 탑 모양의 초거대 조형물이다. 3개의 테이프가 방영하는 이미지들을 병치, 반복시킨다다. 비라미드와 함께 기념비적 스케일의 설치작업이다.


③ 카메라가 포착한 이미지가 동시에 수상기에 반영되는 설치작업이다.

거울과 같이 수상기가 피사체를 반영하는 원리로써 수상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관조하는 예술가 또는 관객은 대상화 된 자신, 즉 나로부터 분리된 나의 분신을 대면하게 되고 그는 자신의 반영 이미지를 통해 자기애, 자아 분리를 경험하게 된다. 이 작업 역시 참여의 문제로 귀결된다. <참여 TV 1969>에서는 수상기 앞의 관객이 카메라가 포착한 자신의 이미지를 관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미지를 직접 왜곡시키는 일에 참여하게 된다. 


일상 오브제를 반영대상으로 한 작품도 있는데, 

<TV의자 1974> -----------의자 밑에 부착된 수상기가 카메라 앵글에 따라 낯설은 의자 밑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폐쇄회로 비디오는 뜻밖의 장면을 포착함으로써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경험하게 된다.


④ 로봇제작

1974년 로봇 <K-456>이라는 전자 자동 장치 로봇을 제작한다.

1980년대말 자동 장치 조봇 대신  TV수상기로 구성하는 조각적 로봇을 제작하는데, TV브라, TV안경, TV첼로, TV침대를 만들다가 TV인간을 만든다. TV인간에서는  고립된 인간이 아니라, 동고동락하는 인간의 원형을 찾기 위해, 하나보다는 짝이거나 가족적 차원의 군상을 만든다. ---------<로봇 가족>


3.  비디오 테이프 예술

백남준 비디오 테이프 작업의 특징

비디오 테이프를 좀 더 직접적이고 접촉적인 참여TV로 만들기 위해 백남준은 그 제작과정에서 콜라주 편집 수법을 사용한다. (회화적 콜라주가 현실의 우연적 요소를 화면에 차용함으로써 회화적 구성의 논리를 파괴하고 동시에 새로운 시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듯이)음악적, 비음악적 원천들로부터 다양한 소리의 합성을 만드는 음악적 콜라주 테이프 역시 비논리적 구성자체가 제시하는 새로운 청각 효과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콜라주 기술에 의한 이미지의 반복, 중첩, 분열 등은 동시 시각을 요구할 뿐 아니라 이미지의 비결정성 등 새로운 시각 효과를 창출한다. 한 작품에서 특정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주제를 부각시킬 뿐 아니라, 한 작품과 다른 작품에 동일 이미지를 거듭 사용함으로써 작품 간의 문맥적 연결을 시도한다. 백남준의 아방가르드의 동료인 케이지, 커닝햄, 알렌 긴스버그, 로리 앤더슨 등은 백남준의 테이프마다 등장함으로 재래 예술의 유일성을 훼손시킨다


4. 위성중계공연예술

1980년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새로운 양상인 TV방송예술로 발전하게 된다.

TV방송예술은 무엇보다 그것이 생방송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생방송은 녹화 방송과는 달리 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인생의 불가항력적 요소들을 그대로 반영한다. 생방송은 방송 상의 과실을 삭제할 수 없고, 회복할 수 없는 불운과 함께 우연에 의한 뜻밖의 효과가 일어나는 행운도 갖는다. 삶과 직접적으로 와닿는 이러한 생방송이야말로 상호 소통적 참여 TV의 이상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백남준은 TV 생방송 공연을 위성 중계를 통하여 전지구에 동시 방송함으로써 사방 소통의 참여TV를 성취한다.(생방송을 통한 시청자와 수직적 소통을 위성 중계를 통한 지구적 차원의 수평적 소통으로 확장하여, 결국 사방 소통이 달성되는 것이다.)

 

백남준의 위성예술은 1984년의 <오웰 씨 안녕하십니까>(Good Morning Mr. Orwell)로 시작된다. 한시간에 걸친 생방송 공연을 세 대륙의 8개 도시를 연결하는 동시중계로 확산시킴으로써  일방적으로 명령을 전달하는 도구로서의 TV의 기능을 부정하고 TV매체를 상호 소통적인 예술 매체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작품이다.

뉴욕과 파리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공연 프로그램이 쾰른에서 보내는 비디오 테이프 방영과 섞이면서 베를린, 함브르크,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와 서울 등 국제 도시들로 중계되게 된다.


위성예술의 특징

1. 예술과 기술의 통합(위성예술가는 동시에 기술자로서 그의 작업은 예술과 기술의 통합 위에서만 가능하다.)

2.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통합(음악, 미술, 시, 코미디, 패션 등 각기 다른 분야들을 공존케 함으로써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흐린다.)

3. 예술과 삶의 통합(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우연, 사고와 같은 삶의 요소를 반영함으로써 위성예술이 삶의 연장으로서 그 속에 인생과 예술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해프닝과 비디오 아트는 관객과 상호 소통하려는 참여 예술을 지향하는 동시에, 삶과 예술을 통합하려는 아방가르드의 정신을 공유한다. 나아가 관객 참여 혹은 삶의 예술같은 반예술의 전략으로 예술의 원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신을 반영한다.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은 서로 독립된 역사적 문화 현상이면서 유사한 내용을 갖는다.

페테 뷔르거의 아방가르드 이론은 반근대주의적인데, 부르주아 모더니스트들의 전통에 대한 반발로 배출된 것이 아방가르드이며, 그 역사적 근거를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일어났던 다다 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다는 모더니스트의 미학주의 대신 반예술을 부르짖고, 사회로부터 괴리된 예술 대신, 실천적 삶 속으로 통합되는 예술을 추구하였다. 그래서 다다가 공격하는 것은 실천적 삶으로부터 소외된 제도로서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고, 격리된 예술과 사회를 통합함으로써 반예술을 수행하였다. 결국 다다는 비예술적 삶의 요소를 예술에 통합시켜, 예술과 생활이 상통하는 삶의 예술을 상정하였던 것이다.


다다의 비판정신과 반예술적 노력은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해 고수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전성기 모더니즘의 미학적 한계를 초극하려는 후기자본주의 시대의 비판적 문화 현상으로서, 모더니즘의 기본 원리를 해체하고,  모더니즘을 초월하려는 입장을 취한다.

모더니즘을 극복하려는 저항적 포스트모던 아트는 결정성 대신 비결정성, 매체의 순수성 대신 복합매체적 잡종성을, 의도 대신 우연을, 완결 대신 과정을 택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던아트는 비예술적 반예술적 특성으로 인해 종래 예술의 고립과 소외를 극복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삶의 예술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백남준의 해프닝과 비디오 아트는 아방가르드의 후예이며, 포스트모더니즘을 수행한 삶과 소통하는 참여 예술을 성취했다할 수 있다. 

 

출처: 백남준과 그의 예술:해프닝과 비디오아트/김홍희 지음/디자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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